[이성대 칼럼] 도시철도 2호선 문제와 광주의 교통여건 개선
[이성대 칼럼] 도시철도 2호선 문제와 광주의 교통여건 개선
  • 이성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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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시내버스를 탄다. 조금이라도 걷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운전의 부담에서 벗어나 편한 시간을 갖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은 버스가 오는 시간을 알 수 있는 전광판이 대부분의 정류장에 설치돼 있고, 또 스마트폰에 관련 앱들도 많이 있어서 편리하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있다.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이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든다. 운이 나쁘면 20~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또 원하는 목적지에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버스노선을 늘리고, 노선당 차량을 더 많이 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택시는 어떤가? 인구에 비해 택시숫자가 과다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급할 때 택시를 타게 되는데 제때 택시를 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나 인접시간에는 택시타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물론 장소마다 사정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앱이 활성화돼 불편을 다소 감소시켜 주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지하철(도시철도 1호선)을 타기도 한다. 주로 광주송정역이나 공항을 이용할 때다. 상무지구에서 문화전당쪽으로 갈 때 이용하기도 한다. 현재 지하철 노선은 광산구에서 서구를 거쳐 동구까지 일직선이다. 지하철 역 인근에 사는 분들은 편리하게 이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지하철 이용은 남의 이야기다. 내가 사는 곳이나 일하는 곳, 다니는 학교 등과는 별 관계없는 교통수단인 것이다.

광주의 대중교통 여건이 대략 이러하다. 만족하는 시민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불만족일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자동차가 이를 대변한다. 일터나 학교에 정기적으로 다니고, 관공서 등에 서비스를 받으러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면 자동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빈도가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동차타기를 적극 권장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중심 도시’ 광주라는 이야기가 비아냥거림처럼 떠돈다.

현재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문제로 찬반여론이 뜨겁다. 찬성하는 측은 교통여건 개선의 차원에서 2호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도시철도에 대해서만 정부가 지원해주고 있으므로 도시철도를 확대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철도가 가장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반대하는 측은 막대한 재정부담을 지적한다. 정부 지원이 있다하더라도 1조원정도의 시 재정부담이 필요하고, 2호선이 완성되면 운영적자가 매년 1천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는 미래 교통여건이 지금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철도 2호선이 광주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시민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통해 오는 11월10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한다. 오랜 시간동안 표류해온 도시철도 2호선 문제가 어쨌든 결론을 내야 할 때가 됐다. 시민공론화 과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주광역시와 산하조직은 시민공론화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건설비용이나 예상되는 재정부담, 운영과정에서 나타날 흑자/적자 문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정보가 주어져야 한다. 특히 투자결정의 기초가 되는 광주시 인구의 증감에 대한 예측자료도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전반적인 인구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광주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비현실적 예측에 근거하여 도시철도 2호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면 터무니없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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