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 광산갑 출마설 ‘솔솔’...복당 3변수
이석형, 광산갑 출마설 ‘솔솔’...복당 3변수
  • 이정기 기자
  • 승인 2019.02.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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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알리기용’ 현수막 특정지역에 대량 살포
- ‘과거 전력, 최근 행보, 복당 절차’ 등 3변수
- 복당 여부에 따른 ‘나비효과’...광주전남 정치권 이목 집중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광주N광주] 민선 2~4기 전남 함평군수를 지낸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의 민주당 복당 여부가 지역정가의 관심거리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서삼석)은 지난 12일 도당 회의실에서 제5차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이하 당자위)를 열어 이석형 회장의 복당을 허용키로 했다.

전남도당 당자위는 12일 심사에서 복당신청자 10명 가운데 4명은 해당 지역위원회 의견과 불분명한 탈·복당 사유 등을 이유로 보류 처분했지만 이 회장 등 6명에 대해서는 복당 허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복당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22일 전남도당 운영위원회 심의와 중앙당 최고위원회 인준을 거쳐 최종 확정되기 때문에 1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이 회장의 복당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감지된다. 우선 전남지역에서는 ‘3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인지도 높은 인물’이 복당함으로써 당세 확장을 기대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꼼수 복당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이는 듯하다.

복당을 비판하는 이들은 과거 전력, 최근 행보, 복당 절차 등을 복당 여부를 가름할 3대 변수로 꼽고 있다. 이들은 향후 회장의 정치행보에서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이슈인 만큼 이번 기회에 의혹을 털어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과거 전력’이 첫 번째 복당 변수다.

이 회장이 잦은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탓이다. 이 회장은 함평군수 재선 시절인 2004년 5월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전남도지사 보궐선거를 채 열흘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라 지역정가에서는 말들이 많았다.

이 회장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민의에 반한 정당에 속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탈당한다... 기초자치단체장 정당 공천권 배제에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변을 남겼다.

2009년 함평군수 3선에 성공한 그는 다시 민주당에 복당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 바람이 불던 2014년 또다시 민주당을 탈당했다. 두 번째 탈당이었다.

이 회장은 “민주당의 경우 아직도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전남 현안에 대해선 나몰라라 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당당하게 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며 전남도지사에 도전했다.

이 회장은 2014년 11월 산림조합중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당적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민주당 탈당이었다. 산림조합중앙회장 취임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세 번의 탈당과 복당은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세 번째 탈당 관련 ‘굳이 당적을 버릴 이유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윤리강령 제21조(부당한 정치활동 금지) ②항에 “산림조합은 임직원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한다. 다만, 임직원은 개인의 정치적 견해가 산림조합의 정치적 입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적에 대한 규정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석형 산림조합중항회장 블로그(2019. 2. 21.)
이석형 산림조합중항회장 블로그(2019. 2. 21.)

◆두 번째 복당 변수는 ‘최근 행보’다.

지난 1월말 설 연휴에 광주 광산구 송정역을 비롯한 광산구갑 지역에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이석형’ 명의 현수막이 대량 게첩 되었다. 무려 70~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얼굴 사진과 함께 “황금돼지해 설명절 복 많이 받으십시오^^ 광산구민과 더불어~~”라는 내용이었다. 색상 또한 ‘특정 정당’을 연상케 했다. 물론,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현수막이었다.

전국 9곳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산림조합중앙회장이 특정 지역구에만 수십 개에 달하는 현수막을 집중 게첩한 것을 두고 ‘이름 알리기용’ 현수막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광산갑 출마설’의 근거이기도 하다. 함평군수를 지낸 이 회장이 ‘광산구’에 특별히 애정을 쏟는 이유가 ‘내년 총선’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현수막 게첩 시점에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하더라도 내년 총선 때 광산구에서 출마할 경우 ‘결과적으로’ 의도 있는 현수막이었음이 입증된다는 점에서 현수막 게첩목적, 제작비용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회장의 현수막 대량 게첩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행동강령 제14조(직위의 사적이용 금지) 위반 논란’과도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행동강령 41조는 “임직원은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사적 이익을 위하여 소속 기관의 명칭이나 직위를 공표·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이 소속 기관의 명칭과 직위를 ‘설 명절 인사 현수막’에 사용한 것이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광산구에 게시한 것처럼 전국 다른 도시에도 비슷한 내용과 규모로 현수막을 게첩했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 회장이 최근 광산구의 여러 행사에 얼굴을 자주 내비치는 것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실제로 이 회장과 광산구 지방의원들이 공개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목격되고 있다. 때문에 업무 연관성이 크지 않은 광산구 행사에 산림조합중앙회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이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윤리강령 제14조(공·사 구분) ③항에 “임직원은 근무 시간내 사적인 일에 시간을 할애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거나,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광산구갑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이름 알리기용 편법 현수막을 대량으로 게시했다는 점에서 소위 광산갑 출마를 위한 ‘꼼수 복당’이자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총선이 임박해지면 진의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말 설 연휴를 앞두고 광주 광산구갑 지역에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이석형’ 명의 현수막 70~100여 개가 일제히 내걸렸다.
지난 1월말 설 연휴를 앞두고 광주 광산구갑 지역에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이석형’ 명의 현수막 70~100여 개가 일제히 내걸렸다.

◆세 번째 복당 변수는 ‘복당 절차’ 문제다.

민주당은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복당 권한’을 중앙당이 아닌 ‘시도당’에 부여했다. 광주시당은 복당 신청이 접수될 경우 시당 내규에 따라 ‘탈당했던 지역위원회의‘와 ‘복당할 지역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한 후 시당 당자위에서 반영하는 절차를 밟는다.

원칙 없는 편법 복당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공직 임용 등 당적을 가질 수 없는 사유로 탈당한 자가 관련 사실을 증명하면 즉시 복당이 허용된다.

산림조합중앙회 정관 등을 검토한 결과, 이 회장은 ‘즉시 복당 허용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2일 전남도당 운영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탈당했던 지역위원회(이개호 위원장)’에서 어떤 의견서를 제출했는지, 전남도당 당원자격심사위에서 쟁점사항은 무엇이었는지, 실질적으로 ‘복당할 지역위원회’를 어디로 볼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도당 운영위에서 복당이 허용되더라도 지역구를 옮기기 위한 ‘전적’ 과정에서 광주시당 위원장이 이의신청을 하면 복당 절차는 최종적으로 당대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도당 당자위에서 이석형 회장의 복당 결정이 알려진 직후 광산구갑 이용빈 지역위원장은 강한 우려를 표하며 이의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당 내규에 따른 ‘원칙 있는 복당’을 강조해온 송갑석 광주시당 위원장이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당규 제2호(당원 및 당비 규정) 제12호(전적) ⑤항에 “시·도당 위원장이 이의가 있는 때에는 전적원을 접수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하여야 하며, 이의신청의 가부는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대표가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Vs. 광주시당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Vs. 광주시당

광산구갑 지역위 관계자는 “당이 어려울 때 배신한 탈당자들을 무원칙하게 복당시키는 것에 강력 반대한다”며 “전남도당에서 복당을 허용하더라도 ‘타 시도당 전적 불가’를 전제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당의 복당 결정 여부에 따라서 광산구갑 지역위원회와 광주시당 내부의 ‘복당·전적’ 논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자칫 이런 논쟁이 내년까지 이어지게 되면 광주 총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 불모지 함평군에 ‘나비축제’라는 참신한 아이템 도입과 함께 복분자 와인 ‘레드마운틴’과 떫은 감을 특수 처리해 만든 ‘아이스홍시’, ‘무항생제 한우’ 등을 특산품으로 키워내며 지방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석형 전 함평군수.

그의 민주당 복당 여부가 내년 총선 광주전남 정치권에 어떠한 나비효과로 작용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N광주 noljagwangj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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