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우스갯소리와 싸가지없는 공무원
J의 우스갯소리와 싸가지없는 공무원
  • 이정기 편집장
  • 승인 2018.10.20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기 편집인
이정기 편집장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 관계가 급진전됐다. 4월 남북정상이 만나고 다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이르렀다. 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기다리고 있다. 덩달아 북한 평양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공연이 광주에서 개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시기다.

'평화의 시대 남북교류, 광주의 역할과 과제'라는 시의적절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19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렸다. 시의회 김동찬 의장을 비롯해 시의원들이 참석했고 김광란 시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평화의 시대를 맞아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는 어떠한 남북교류 사업들을, 어떻게 해가야 할 것인지를 모색하기 위해 시의회와 제 정당,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였다.

토론회 시작과 함께 광주시 남북교류협의회 상임대표인 현지스님은 615평화통일 마라톤대회 참여자들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며 '변화된 분위기'를 전하며 축사를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언급하며 남북교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켰다.

이어서 광주시 남북교류협의회 김영삼 사무처장이 ‘광주의 역할’에 대한 기조발제를 했다. ‘민간 패싱(passing), 지방정부 소외’라는 평화의 시대가 주는 역설을 지적하며 민간 부문과 지방정부의 역할들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놨다. 지방정부 광주가 했으면하는 다양한 사업들도 제안했다.

주관철 6·15공동위원회 광주본부 교육위원장, 김보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정책실장, 오광록 민주평화당 광주시당 사무처장, 유종천 정의당 광주시당 사무처장, 김재황 광주시교육청 장학사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과제는 많았지만 대체로 방향이 모아졌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를 대표해 시 남북교류협력담당인 J사무관도 토론자로 나섰다. J는 통일부 3년 근무 경험을 언급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광주시에 신설된 남북교류협력 전담 부서에 딱 맞는 적임자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J의 이어지는 발언들은 이러한 기대를 산산이 깨뜨려버렸다. J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했다. J는 “발제자의 발표 자료를 북측에 대입하면 (제가 봤을 때는) 광주 전체를 북측의 하나의 도시로 만들어갈 생각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J의 부연설명을 들으며 결코 웃을 수 없었다. J는 “다시 말하면 과연 이런 다양한 주제와 제언들을 우리 시가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있느냐. 그 많은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재정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J의 인식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에서 남북교류사업을 책임지는 공무원으로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느라 애를 써야했고 좌장인 김광란 의원은 서둘러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단언컨대 J의 통일부 근무경험은 잘못된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통일부에서 일했음을 짐작케한다. 차라리 하지 말아야할 경험을 숨기는게 나을 성 싶었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고, 남북교류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게 J사무관이 하고자했던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의 인식은 광주시민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 듯하다. 광주시민의 정서나 바람을 알아차리지 못한 소위 '감 떨어진' 인물이다. 시의회와 시,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제 정당, 민간 부문까지 뜻을 모아 광주와 북측 동포들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가자는 자리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J는 '시민의 총의가 모아지면 예산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집행하겠다, 민관이 함께 협업하자!'고 하면 된다. 지방정부도 남북교류협력의 직접 당사자가 될수 있도록 하는 법률 제정부터 예산확보까지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남북교류사업이 성공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머리를 맞대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 담당 공무원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예산없다. 전례없다. 근거없다'는 이유로 주권자들의 요구을 거절하는 공무원을 3무 공무원이라 한다. 4무 공무원은 '영혼마저 없는' 공무원을 이른다. J의 인식은 혁신 아이콘으로 알려진 이용섭 시장과도 한참 거리가 있다. 우스갯소리로 '싸가지없는' 4무 공무원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가을이 왔다' 광주 공연이 성사되기를 고대해본다. 함께 노력하자! #광주N광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