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N광주=장암 기자] 강추(173) 일천독(20190426) - 그 사이에 / 문태준
오늘 감꽃 필 때 만났으니
감꽃 질 때 다시 만나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겠어요
감나무 감꽃 목걸이가 다 마르려면
오늘의 초저녁 이틀 나흘 닷새 아니면 열흘 아니면 석 달 아니면 네 철
하나의 물결이 우리를 손으로 어루만지더라도
암벽에 새긴 마애불이 모두 닳아 없어지더라도
시 한 편, 살짝 보냅니다.
식물국회를 넘어 동물국회란 말까지 등장하는 정치, 그 천태만상이 세상을 뒤덮어 버렸어요.
오늘은 살짝 비켜서시게요.
죽일 놈들 지탄하며 말로 매질은 하되, 그렇다고 등돌리진 마시게요.
살짝 비켜서시게요. 다신 속지 마시게요.
정치시민들이 더 늘어야 저 모진꼴 덜 볼 수 있으니, 살짝 비켜서되 단단히 방법을 찾으시게요.
조용히 생각있는 사람들부터 조직하시게요.
생각없는 사람들의 조직화는 탐욕의 세력화가 될 게 뻔하니, 바닥부터 깊고 넓게 생각을 묶으시게요.
10년 보고 조급함 없이 은근한 자신감으로, 당장은 2020년 잘 고르시게요.
잘 나서시게요. 좋은 분들이 나서고, 좋은 분들을 밀고 지금부터 뭐라도 해보시게요.
오늘은 그냥 시 한 편 보고, 다시 만나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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