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프란츠 카프카(전영애 옮김)
변신 - 프란츠 카프카(전영애 옮김)
  • 김효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1 08: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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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실존주의, 부조리 문학하면 익히 나오는 두 작가의 대표 작품이 있다. 하나는 알버트 카뮈 이방인》, 프란츠 카프카 《변신》이 있다. 실존과 부조리에서 말하고 있는 소외에 대한 버림과 사라짐을 속에서 현실 사회에 인간의 사라짐의 존재유무가 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 프란츠 카프카

전영애 옮김

출판 민음사

인쇄 2009

실존주의는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에는 허무감과 좌절감이 팽배했다. 그 결과 인간의 이성, 역사의 발전, 신의 권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로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절망감을 지성으로 극복하고 논리화하는 과정에서 실존주의 철학이 생겨났다. 이는 곳 이성을 가진 인간과 비합리적인 세계 사이에 있는 모순의 부조리로 이것을 논리화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긍정하여 반항적인 허무감을 이겨내는 성향으로 초현실주의와 표현주의와 유사한 경향을 닮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과 이성의 공허함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문학은 다양한 방향으로 인간에게 질문과 질타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레고르 잠가가 어느 날 아침 불안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의 흉측스런 독충으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했다.”¹ 로 작품은 시작한다. 이 짧은 한 줄로 독자는 왜? 라는 궁금증과 작가는 작품의 전체성과 구체성을 설명하고 있다.

《변신》은 동화적인 형태의 우화로 표현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주인공인 잠자의 철저한 주관적 독백으로 독충으로 변해버린 시점부터 죽는 순간까지 독충과 사람 사이의 끊임없는 존재확인과 부인을 통해서 한 인간의 무너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 잠자는 영업사원이다. 그는 한 가정의 가장 역할을 대신할 만큼 잠자가 쉬지 않고 일한 돈으로 가족의 안정적인 삶과 가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어왔고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성실한 우리 시대의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잠자가 어느 날 독충으로 변해버린 시점부터 자신의 존재는 진짜 벌레로 전락해버린다. 벌레 취급으로 가족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에서 혐오의 대상과 더 이상 쓸모없는 냉대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잠자의 모습에서 소외로 치부되어 버린 인간의 허무와 사회적, 가정적, 역할의 재인식과 인간관계가 얼마나 허위와 위선으로 필요불충분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버지와 여동생의 행동방식들이다.

먼저 아버지는 과거의 불운했던 파산에도 불구하고 재산이 조금 남아 있었고 그 돈들은 손도 대지 않고 남에게 빌려주어 조금의 이자가 붙어 가족 누구도 모르는 돈으로 잠가가 벌레로 된 지금 가족들에게 공개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환 제복을 벗지도 않고 의자에 앉아 꼿꼿하게 잠을 청하는 모습들을 통해서 현실 사회에 너무도 당연시 받아들이는 사회구조 틀을 벗어날 수 없는 어리석은 인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동생은 잠자의 돈으로 아무 걱정 없이 살아오는 지극히 현실 안주의 인물로서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현실지향주의 인물이다. 그런 여동생은 과거 잠자와 자신의 관계는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 자에서 벌레로 변해버린 지금은 전혀 상황이 뒤바뀐 입장으로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잠자에게 음식을 주고 생존의 유무를 확인하는 중요한 역할자로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오빠의 존재는 부인하고 싶고 없애버리는 일에 가장 절대적이 지지를 보내고 잠자의 죽음으로 가족 여행을 제안한다. 외모 역시 아름다운 처녀로 활짝 피어난 모습에서 현실 만족은 인간이 채워주는 것이 아닌 물질적인 안정에서 채워주고 있다는 물질만능주의 인물의 단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

카프카의 《변신》은 무엇을 설명하고 해답을 주는 소설은 아니다. 다소 동화적인 우화와 상징의 인물 속에서 결국은 독자 스스로 판단하고 이해하는 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실존주의이자 부조리 문학으로 보고 있는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너무도 여실히 드러난 현실적이고 돈과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우리들의 껍데기들에 대한 이야기를 무덤덤한 시선으로 한 사람의 일대기를 독배처럼 들려줌으로서 화장실을 다녀왔음에도 알 수 없는 배속의 묵직함에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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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큰새 2019-07-03 15:53:23
조금은 힘들지만....
잘 읽었어요...
행복하세요...효심^^

신난다 2019-07-02 01:34:38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