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구도심 재개발사업 상가분양 해법찾기 비상
광주 구도심 재개발사업 상가분양 해법찾기 비상
  • 정규석 기자
  • 승인 2019.07.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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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마저 ‘텅텅’...전국 상가 공실 급증 여파
아파트 ‘상가 100% 분양’ 해법찾기 총력전
광주광역시 서방시장과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 3천여 세대가 신축되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사업 예정 부지 전경
광주광역시 서방시장과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 3천여 세대가 신축되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사업 예정 부지 전경

[광주N광주=정규석 기자] 한전 공대 입지가 확정된 나주 혁신도시는 상가 공실률이 어림잡아 70%에 이른다. 입주 5년이 다 됐는데도 1층 상가마저 텅 빈 곳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높은 분양가의 상가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된 점과 인건비 상승에 비해 장사가 안 되는 문제점 때문이다. 혁신도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상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임대료를 아예 안 받는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세입자가 거들 떠 보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1,100세대 규모의 광주 첨단지구 H아파트 상가에도 공실이 즐비하다. 입점된 점포는 대부분 부동산 중개업소 이고, 세탁소와 미용실, 피아노 학원 등 몇 개 점포만이 영업 중일뿐 절반 이상은 비었거나 임대와 매매 물건으로 나와있는 상태다. 또한 2016년도에 입주한 2,200세대 규모의 광주 화정동 H아파트, 올해 입주한 1,100세대 규모의 산수동 R아파트 모두 단지 내 상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의 지역별 공실률을 살펴보면 광주광역시는 부산, 대전에 이어 상가 공실률 11.6%로 전체 시도 중 3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광주시는 올해 3월 조례 개정을 통해 상업지역 내 비주거시설(상가)의 의무면적을 15%로 상향 조정했고 오피스텔과 같은 준주택은 아예 비주거시설(상가)의 용도 비율에서 제외해 각 상업지구를 포함한 대단지 정비사업구역들의 대응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광주 풍향구역도 문제다. 풍향구역은 광주시 북구 풍향동 일대 152,318제곱미터에 아파트 3천여 세대가 신축되고, 전체 대지면적 중 약 9천 평의 상업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 구역 신축 연면적의 10%인 6천여 평의 비주거시설(상가)을 의무적으로 건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대당 0.4평을 적정 상가 규모로 봤을 때 1,200평의 무려 5~6배에 해당하는 초대형 상가 규모다. 자칫 상가 미분양과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원 추가 부담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아파트 단지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상가가 미분양되면 아파트 가치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을 때 그 피해는 가늠하기 어렵다.

상가 리스크를 기회로 바꿀 수 없는지 그 대안을 풍향구역 재개발조합은 고심 중에 있다. 풍향구역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풍향구역은 제1순환도로와 연접해 있어 상업지역 내 비주거시설(상가)의 의무면적을 10%까지 완화받아 상가 리스크를 최소한 줄일 수 있도록 계획 중이며 이러한 상가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시공사를 모색 중’이라고 했다. 현재 풍향구역은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HDC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 3천여 세대에 총사업비만 1조 원에 이르고 초, 중, 고와 대학교를 품고 있는 데다 광주지하철 2호선이 완공되면 역세권의 명품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상가에 대한 해법은 각 회사별로 다르다. 롯데건설은 ‘국내 제1의 유통 강자인 그룹 계열사를 총동원해 서방시장의 영광 재현을 위해 롯데시네마, 프리미엄 슈퍼, 대형 사우나, 유명학원, 롯데리아 등 브랜드 식음료점(F&B)을 임차인으로 유치시켜 100% 상가 분양은 물론 광주지하철 2호선 역과 연계 추진 등 가장 적극적이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전 마케팅 분석을 통해단지 내 수요에 지하철 유동인구를 흡수하여 최적의 MD구성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지역에 인지도가 높은 더샾과 아이파크 브랜드로 아파트 분양에 성공하고 프리미엄을 형성해서 소비성이 높은 입주민을 유입하여 단지 내 수요를 극대화시키는 간접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선택은 조합원들의 몫이지만 비 전문가인 조합을 대리하여 전문적인 마케팅 분석과 MD구성을 통해 실제 분양을 대행하는 시공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의 호황을 타고 어렵게 마련된 구도심 재정비와 활성화 기회를 상가에 발목이 잡혀 미분양이 속출하고 실제 시공사 선정을 예정하고 있는 인근 계림동 일대 구도심 도시환경 구역들까지 선정에 실패한다면 구도심의 르네상스 기회는 멀어질 것이 분명해진다. 이와 관련 상가개발 분양업체 전문가들은 ‘지금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각종 대출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투명하다.’면서 ‘아파트 단지 상가는 배후 수요와 합리적 분양가, 적정 규모를 바탕으로 사업 초기단계부터 철저한 기획과 준비된 상가 구성이 아니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서 광주시와 의회의 현실에 맞는 제도 손질과 지원대책이 절실하고, 각 단위 조합들 역시 ‘일단 지어놓고 팔자’라는 안일한 인식과 아파트가 우선이고 상가는 후순위라는 무책임한 재개발사업 접근방식을 버리고, 심각하게 문제를 사전에 인식하고 대응하는 총력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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