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_차노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_차노휘
  • 김효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5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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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다운 선택의 그녀다운 마침표였다.

-그녀다운 선택의 그녀다운 마침표였다.

글·사진 차노휘. 출판 지식과감성#. 인쇄 2019

[ 이미 배낭에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를 단 사람도 있다. - 본문 중 ]

[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외로움은 관계 속에서 발생하기에 끊임없이 사람을 갈구한다. -본문 중 ]

[ 처음 보는 자리였는데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것은 한 끼 식사 때문이었다. ‘밥’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중략

더군다나 순례자들의 밥의 의미는 더 심오하다. 사랑(영혼)의 밥이다.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사랑(영혼)을 나눈다는 것이다. -본문 중 ]

[ 인생이란 저 멀리 저 지평선 너머 더 먼 곳까지 나아가려는 욕망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욕망을 실현시키면 시킬수록 또 다른 욕망이 생기니, 인생이란 신기루만 보다가 끝나는 길 위의 여정이 아닐까. -본문 중 ]

[ “산티아고까지 완주하게 된다면 혼자만의 힘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

중략

길 위에서는 만남도 이별도 아무 대가 없이 다가오니까. 또한 아무 대가 없이 베푼 인정과 여러 응원이 있으니까. - 본문 중 ]

생장피드포르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진 34일간의 여정을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는 여행 에세이다. 세상에는 다양하고 화려한 수식어로 장식된 여행 에세이들이 넘쳐 나고 있다. 어디를 가든 나의 여행의 기억을 만들어서 대중 앞에 보이는 책들 속에서 이 책은 소소하기까지 하는 차분함과 생기가 공존하고 있는 책이다.

필자는 작가를 그녀(?)라고 칭하겠다. 그녀의 책은 첫 페이지부터 사람이 등장한다. 여행은 혼자 가는 여정이라고 하지만 그녀 곁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결국 인간은 사람과 사람들 속에서 희노애락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이 번 여정에 그녀는 자신과의 싸움을 한 판 벌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치열한 삶 속에서의 싸움이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아 육체의 고통을 마다 않고 앞으로 전진 하고 또 전진하는 그녀를 읽어 내려가면서 ‘역시 그녀답다.’라는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참고로 필자는 여행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사진과 정보들만 가득한 공간에서 좀처럼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찾기 어려울뿐더러 이런 글을 읽는 것에 흥미를 덜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이 에세이는 한 번에 읽어 내려갔다. 그것은 아무래도 그 안에 필자가 찾고 싶고 보고 싶어 했던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힘겹게 발을 떼면서부터 시작되는 여정을 밟아가는 내내 사람이 보였다. 그녀가 무엇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있으면 그 안에 그녀 곁을 맴도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과 없이 보여 지면서 하나의 잘 다듬어진 여행 소설 한 편을 잘 읽은 기분이었다.

여행 에세이를 쓴 작가는 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저서로는 단편소설집 <기차는 달린다>와 장편소설 <죽음의 섬>과 또 다른 여행 에세이 <쉼표가 있는 두 도시>를 발간하였으며 현재 광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광주N광주 jinrin7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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