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의 항변, 나는 공무원이 아니다!
N의 항변, 나는 공무원이 아니다!
  • 이정기 편집장
  • 승인 2018.1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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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청 출입통제 시스템에 구멍
- 개인정보 및 퇴직자 관리에 허점
이정기 편집장
이정기 편집장

#N은 공무원이 아니다. N은 광주시청을 종종 찾는다. 휴일 저녁시간에도 시청을 출입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늦은 밤에도 시청사를 드나드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출입통제시스템이 출입구에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N은 현재 민간인이다. N은 마음만 먹으면 시청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닐 수 있다. 적지않은 공무원들과 친분도 두텁다. 시청 뿐만아니라 시의회 출입도 어렵지 않다. 심지어 N은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에서 공짜로 밥도 먹는다. 

N은 시청사 출입 열쇠(Key)를 갖고 있다. 열쇠는 처음부터 N의 것이었다. 광주시도 복사본을 갖고 있다. 열쇠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뻔하다. 하여튼 N은 기자이며 용역회사 직원이다. N은 전직 시의원이며 전직 공무원이다. N은 시청을 그만둔지 4년이 넘은 민간인이다. N의 숫자도 알 수 없다. 

#광주시청 출입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 '허술한 퇴직관리' 탓이다. 광주시청은 방호와 보안 등을 이유로 청사 곳곳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문인식기는 출입통제는 물론 공무원 출퇴근 관리와 초과근무 관리, 구내식당 이용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에 활용되는 '지문'은 홍채 등과 함께 '개인을 식별하는' 대표적인 생체인식(바이오) 정보다. 적지않은 개인정보와 연동되어 있다. 범죄수사에 활용되고 인장 대용으로 사용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금융거래나 전자결제, 출입국 관리, 건강관리 등에도 활용하는 중요정보다. 

외국에서는 바이오 정보를 '민감정보'로 규정해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4년전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문정보 수집제도 개선 권고'와 함께 국내 금융사들이 보관 중인 고객 지문정보를 2019년까지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국내 금융사와 통신사, 공기업 등은 (주민등록증 뒷면) 지문정보들을 폐기하는데 수십억원을 들여 지문정보 마스킹(파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때문이다.

#광주시는 시청사 출입 열쇠(Key)를 가진 N의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지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 수년 동안 보관해온 'N의 민감정보'를 파기하는 절차가 투명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동의없이 지문과 개인정보를 보관해온 것에 대한 '사과'도 필요하다. 복사Key는 즉각 파기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퇴직자 등에 대한 보안관리 업무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점검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보안업무규정 및 개인정보보안업무규정 등도 살펴봐야 한다. 규정과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더라도, 퇴직자 발생 시에 '퇴직자 점검 카드'를 통해 지문정보 파기, 공무원증 반납, 출입카드 회수 등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 

#'인사'가 만사다. 채용과 더불어 '퇴직'도 분명한 인사 업무다. 최근 불거진 몇몇 산하기관의 인사관리규정 위반이 '채용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듯이, 4년 전 퇴직한 공무원의 지문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퇴직관리'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광주시 인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듯 하다.

최근 동일 건으로 '기관경고'를 받은 사례가 있음을, N은 알고 있다. 모쪼록 광주시의 퇴직관리에 소홀함이 없기를, N은 바란다.
4년 전 퇴직한 N은, 다시 구청 지문인식기 앞에 서 있다.

지난 10월 19일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한 한 퇴직공무원이 출입통제용 지문인식기를  무사히(?) 통과했다. 11월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지난 10월 19일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한 한 퇴직공무원이 출입통제용 지문인식기를 무사히(?) 통과했다. 11월에도 상황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광주N광주 

 ⓒ광주N광주 noljagwangj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