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공무원'들에게 고하노니!
'어쩌다 공무원'들에게 고하노니!
  • 황태원
  • 승인 2018.10.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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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드리는 고언

민선 7기 지방정부와 제8대 지방의회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출범 100일을 맞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시작된 것이다. 지방선거 기간 동안 스스로 준비된 후보임을 공언한 분들이기에 지난 석 달 남짓한 기간이 결코 짧았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내부사정에 밝은 공직자들과 언론인들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편이다. 이미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 지방의원들이 적지 않다. 특히 '배지 달더니 거만해졌다. 선거철과 달리 권위적이더라'는 식의 태도와 품성의 문제를 지적받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그 말인즉슨 소위 '싹수없음'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의정활동 반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장래성을 의심받는다면 내공 탓이 아니라 단연코 품성 탓이다. 한번 형성된 이미지가 의정활동의 전반에 작용하는 게 통상적이다. 첫 인상, 첫 느낌은 오래가는 법이다.

하지만 극복하지 못할 첫 인상도 없는 법! 첫 이미지를 내공으로 극복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행정사무감사는 자신의 실력과 품성을 함께 드러낼 수 있는 기회다. '좋은 선출직 공직자'로 오래 남고 싶다면 부디 관련 전문가들과 이해당사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열심히 공부하길 권한다.

지방의원의 역할을 비롯해 정당과 정치, 헌법을 비롯한 법률, 행정 시스템, 숙의 민주주의와 대의제, 협치와 융복합, 자치와 분권, 복지와 혁신 등에 대해 학습되었는지, 점검해 보시라! 아직 의정활동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나는 어떤 의원으로 기억될 것인지' 펜을 들어 적어보시라! 학습 없이 진보 없고, 연구 없이 정책 없다. 훈련 없이 승리 또한 없을 것이며, 정당 없이 민주주의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된 모 정당의 지방의원들 중에서 '당의 정강정책'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채 당선된 분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 최소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들은 '스스로 잘나서'가 아니라 '정당 바람 덕분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

'함량미달'이라는 집단적 힐난에 억울한 분들도 있겠으나 항간에 들려오는 지방의원들의 행태에서 '초심과 겸손'을 찾기 힘들다는 한탄의 소리가 들린다. 학습도 연구도 훈련도 없이 오직 '정당'으로 승리를 거머쥔 탓이다. 학습과 연구, 훈련이 단시간에 이뤄질 수 없는 법이기에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 권위에 의존해 무턱대고 주장하고 떠들어대면 '첫 인상.을 바꿔내기 어렵다. 가만히 침묵하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도 잊지 않길 바란다!

공무원들에게 권위적인 '갑질' 행태에 대한 하소연성 민원을 유독 많이 접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일하는 공무원을 막무가내로 질타하고 추궁하면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불을 보듯 뻔하다. 모름지기 국회의원이든 지방의원이든 4년 임기의 비정규직이다. 그것도 스스로 선택한 자리 소위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일을 하든 안하든 철통밥인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바르게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어공'의 역할이 아닌가?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그 직에 맞는 '권위'를 갖되 '권위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시민을 섬기는데 있어서 '격'을 따지지 않아야 하듯이, 공직자에게 군림하며 권위적인 행동을 일삼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광주시장과 구청장은 물론 시의회와 5개 구의회는 특정 정당 일색이다 보니 집행부와 의회 상호 간에 역할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생명 연장을 꿈꾸는 ‘어공’들에 대한 심판의 날은 곧 다가온다. 수능재주 역능복주(水能載舟 亦能覆舟)다. ‘어공’들여, 바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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