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의 시간을 걷다’ 출간
광주 동구, ‘학동의 시간을 걷다’ 출간
  • 김유리
  • 승인 2020.10.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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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동의 역사와 흔적, ‘기록’으로 ‘기억’...재개발로 사라질 마을의 역사‧주민들의 삶과 애환 담겨
한권에 담아낸 학동마을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한권에 담아낸 학동마을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광주N광주=김유리 기자]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재개발‧도시재생 사업으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마을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동구는 학동4구역지역주택재개발조합과 함께 ‘학동의 시간을 걷다’를 출간했다. ‘동구의 인물’, ‘충장로 오래된 가게’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동구는 지역의 인문자원을 기록‧보존하기 위해 ‘인문도시 동구 기록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학동4구역지역주택재개발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동의 마을자원을 기록‧보존하기로 한 바 있다.

‘학동의 시간을 걷다’는 학동이라는 터전에서 이웃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마을의 역사, 주민들의 삶의 애환 등을 꼼꼼히 담았다. ▲시간과 기억 ▲역사와 장소 ▲사람과 문화 ▲풍경과 삶터라는 4개의 주제로 구성됐으며, 역사적 사건 속 학동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총망라돼 있다.

주제별로 ‘시간과 기억’은 ‘홍림리’라고 칭했던 학동의 과거를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역사적 기억들이 재구성돼 있다. 이어 ‘역사와 장소’는 일제강점기에 야구클럽 경기가 열렸던 ‘묵은바탕’(현재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자리), 10대 소녀들의 가혹한 노동의 대가로 일군 ‘가네보 제사공장’(종연방적‧현재 삼익세라믹아파트 자리), 6·25전쟁 당시 지리산 빨치산 중앙포로수용소 자리 등 역사 속 시민과 함께 호흡해온 장소들을 소개한다.

‘사람과 문화’에서는 ‘바람부자 이문환’, ‘물부자 국채정’, ‘먼지부자 박헌동’, ‘호남은행 설립자 현준호’ 등 인물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1946년 백범 김구선생이 만든 전재민촌 ‘백화마을’의 말집 풍경, 일제강점기 광주 최초로 조선인이 우유를 생산했던 광주목장 일화도 담아냈다. 끝으로 ‘풍경과 삶터’에서는 배고픈 다리, 뽕뽕 다리 등 주민들 삶의 애환을 함께해온 ‘길’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동구는 행정복지센터와 도서관 등에 책을 비치할 예정이다. 또 책 속에서 언급한 역사적 장소에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동구 인문산책길’ 주민문화해설사 교육자료로, 향후 충장축제 콘텐츠 등 2차창작물 제작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낙후된 원도심을 지속적으로 도시개발·재개발하는 과정에서 마을의 향토자원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개발과 보존의 균형감을 가지고 마을과 사람의 흔적들을 지켜가는 등 인문도시 동구의 정체성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출간된 ‘학동의 시간을 걷다’는 도서출판 인북스 도시재생기록팀에서 진행하고 총괄 기획·취재는 김호균 시인이, 주요 필자는 조광철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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