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강용운, 나를 춤추다’展 개최
광주시립미술관 ‘강용운, 나를 춤추다’展 개최
  • 신현훈 기자
  • 승인 2021.07.0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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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3·4전시실 10월 31일까지 전시
故 강용운 화백의 생전 작업 활동 모습
故 강용운 화백의 생전 작업 활동 모습

[광주N광주=신현훈 기자]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1950년대 추상미술의 선구자 강용운 화백의 화업을 재조명하는 2021 광주미술아카이브展 ‘강용운, 나를 춤추다’를 6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3·4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강용운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정신으로 우리나라 추상미술 태동기에 추상화단의 견인차가 된 강 화백의 선구적 화업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강 화백은 비정형 추상 작품을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 기록된 앵포르멜 추상 시점보다 10년 앞서 발표한 선구적 작가지만 지방 화단의 추상미술 시발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여 여전히 지역 추상미술을 선도한 작가로만 알려져 있다.

전시에는 60년 화업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도록 드로잉을 포함한 회화작품 83점과 도자기 페인팅 작품 8점 등 총 91점을 전시하며, 40년대 초기 작품부터 마지막 유작까지 시기별 대표작품이 총망라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또한 다각도로 수집한 자료는 일평생 추상의지로 일관해온 강 화백의 예술 흔적이 한 자리에서 읽힐 수 있도록 아카이브 공간을 펼쳐 보인다. 이 공간에서는 추상미술 이론가로서 강 화백이 신문 지상에 꾸준히 발표했던 기고 글과 신문 기사를 통해 본 광주 추상 화단의 전개, 그리고 미술평론가와 제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듣는 강 화백의 예술정신, 그밖에 추상미술 형성기의 중앙화단과 지역화단의 양상 등이 입체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전시 공간은 작업방식의 변화지점을 중심으로 3부로 나누었으며, 섹션별 주제는 ‘회화는 사물의 본질을 추구한다’ ‘전형(典型)에서 원형(原型)으로, 원형(原型)에서 부정형(不定型)으로’ ‘인간의 무의식으로 긋는 선이 형상이다’ 등 강용운의 평소 작업 화두 중에서 정수를 뽑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섹션 ‘회화는 사물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1940년대 일본 유학기부터 1950년대 말까지 시기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여인>(1941), <가을날에>(1948), <축하>(1950), <부활>(1957) 등은 구상성과 비구상이 혼재하거나 표현파적 반추상에서부터 비정형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 작품들로서 작가의 추상세계의 구현방식이 변화와 확장을 거듭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섹션 ‘전형(典型)에서 원형(原型)으로, 원형(原型)에서 부정형(不定型)으로’ 는 1960년대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1960년대는 가장 의욕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쳤고, 개성 있는 작업형식이 완성된 시기로서 현대작가초대전(조선일보 주최) 개최 시기와 맞물린다. 이 기간은 다양한 재료를 동원하고 물감을 뿌리고, 불 지르는 등 실험적인 작업이 왕성했는데, 특히 1961년 제5회 현대작가초대전 출품작은 린시드유를 바른 장판지 위에 물감을 드립핑 하면서 엉겨 붙는 물성의 우연성을 작품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법의 작품은 현재 남아 있는 작품들이 없으며,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절대」(1965)가 거의 유일하다.

세 번째 섹션 ‘인간의 무의식으로 긋는 선이 형상이다’는 1970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970년대를 기점으로 작가의 활동은 외형적으로 다소 위축된 인상을 주나, 내면적으로 또 다른 자신의 서정 세계로의 심화를 지향한다. 작품 <맥>(1971), <가을의 정>(1971), <승화>(1976) 등에서 보이는 수채성에 가까운 담백한 화면구성과 발색은 서구적인 유성의 이질성을 떨쳐내며 동양의 정신성에 귀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전통의 질서를 넘어서고자 한 강 화백의 추상예술은 해방공간의 화단에서 충격적이었다. 추상의 세계로 이끌렸던 일본 유학기(1939~1944)부터 2006년 작고할 때까지 ‘나는 순간순간 나의 세계를 파괴한다’는 피카소의 선언처럼 강 화백은 시종일관 형식의 틀을 벗어나 무한대를 향해 나가고자 한 자유인이었다.

강 화백의 영향으로 지역화단에 급격히 전개된 추상미술은 젊은 미술인들에게 폭넓게 확산되면서 뿌리 깊은 구상미술의 맥과 나란히 호남미술을 풍요롭게 했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시대를 앞서 나간 강용운 화백의 예술정신은 예측 불가능한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한 생명력으로 살아있으며, 이번 전시를 기회로 광주 추상미술계가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국적으로는 우리나라 추상미술 태동기의 지역적 전개를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조사 연구하는 기회가 됨으로써 선구적 길을 간 예술인들의 기록이 현대미술사에서 유실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故 강용운 作 ‘무등의 맥’ 1983 캔버스에 유채 65×5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무등의 맥’ 1983 캔버스에 유채 65×5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대화’ 1949 종이에 유채 40×31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대화’ 1949 종이에 유채 40×31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부활(復活)’ 1996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부활(復活)’ 1996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승화’ 1977 캔버스에 유채 65×5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승화’ 1977 캔버스에 유채 65×5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가을날에’ 1948 종이에 유채 25×34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故 강용운 作 ‘가을날에’ 1948 종이에 유채 25×34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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