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야기 25] 국내 최대 시험인증기관 매출, 세계 8대기관의 ‘3.6%’… 글로벌 제조강국 간판 무색
[국감이야기 25] 국내 최대 시험인증기관 매출, 세계 8대기관의 ‘3.6%’… 글로벌 제조강국 간판 무색
  • 양경민 기자
  • 승인 2019.10.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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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송갑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광주N광주=양경민 기자] 해외 주요 선진국들이 일찌감치 세계시험인증시장을 선점하며 신산업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국내 시험인증산업의 세계경쟁력은 걸음마 수준으로 글로벌 제조강국이라는 간판이 무색한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서구갑)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시험인증기관인 KTL의 연 매출은 세계 8대 시험인증기관 평균 매출의 3.6%인 153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스위스의 시험인증기관 SGS는 이 부문 부동의 1위로, 2018년 7조5,81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시험인증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기에 앞서 제품의 안전성, 성능, 신뢰성 등을 인증하는 것으로, 유럽에서는 1800년대 후반부터 이를 육성해 현재 글로벌 시험인증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험인증시장은 총 11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약 3천여개 공공·민간·외국계 시험인증기관이 난립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외국계 시험인증기관은 국내 시험인증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시험인증기관 중 유일한 공공기관인 KTL은 기관 유지에만 급급해 저가 시험수수료 장사 등 법정인증 관련 내수시장에 안주했고, 규모의 영세화를 자초했다. 신산업에 대비한 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있어 사실상 민간 업체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험인증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아무런 준비없이 민간 시장에 이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험인증기관의 민영화는 세계적인 추세지만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해외 민간 시험인증기관들의 대부분은 민간 전환 전까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토대로 제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시험인증산업이 낙후되면 국내 신산업 기술이 해외 시험인증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돼 기술유출의 위험이 높다. 또한 시험인증은 무역기술장벽(TBT)으로도 활용돼 주요 선진국들은 정부와 연구기관, 제조기업들이 긴밀히 협의하며 신기술·신제품에 대한 시험방법과 규격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송갑석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산업 분야 시험인증 기술개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간의 영역은 존중하되, 글로벌 시험인증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N광주 noljagwangj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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