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에너지 정책?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에너지 정책?
  • 장암 기자
  • 승인 2019.07.1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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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N광주=장암 기자] 강추(217) 일천독(20190710)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진짜' 에너지 정책 필요
(https://bit.ly/2JAdqj0)

길 없는 숲길을 걸을 때마다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詩 '가지 않은 길'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 그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얘기할 때, 종종 인용되는 시이기도 합니다. 요새 제 처지가 그렇습니다. 낙엽을 밟은 자취가 없는 길, 낯설고 막막한 길 앞에서 잠못 이루는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오늘은 에너지 정책 관련 기사들을 살펴봤습니다. 6.18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에 불편한 마음이 생겨서입니다. 전기세 깎아준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00년 17%에서 2017년 27%로 증가했습니다. 전 세계 신규 설비 투자액 3분의2 이상이 재생에너지에 집중돼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거래해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슈머가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100%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를 조달하는 ‘RE100’ 캠페인에 16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지난해 1100만개 수준인 재생에너지 일자리 수가 2030년에는 2400만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하니, 새로운 에너지 세계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7년 7.6%에 불과합니다. 에너지 전환이 늦어질수록 오히려 경제적 부담이 커집니다. 미세먼지 문제 해소와 파리 협약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까지 고려하면 에너지 전환은 더이상 미루거나 피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세계적인 흐름과 에너지 전환 과정에 어떤 의미일까요? 에너지복지 차원에서도 바른 해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에너지 취약 계층에게 누진제 완화로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는 에너지 다소비형 냉방수단 소유율 자체가 낮은 에너지 취약계층의 냉방수단 소유 실태를 살펴볼 때 크게 효과적인 에너지 복지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 

소득이 없거나 부정기적 소득만으로 살아가는 독거노인 가구가 에너지 취약계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들의 냉난방 에너지 이용권을 보장하려면 누진제 완화와 같은 간접 지원이 아닌 주거환경 개선과 소득 보조와 같은 삶의 조건을 직접 개선시키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 

다시 말해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에너지 복지정책은 싼 전기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전기를 구매할 소득 보조, 냉난방 기구 구매 보조와 무상 지원, 냉방수단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불량 주거환경 개선 등 전반적인 생활복지의 확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값싼 전기 혜택이 다소비자에게 집중되어 갈수록 전력소비를 늘리는 결과를 부를 위험성이 큰 6.18 누진제 개편안은 사실상 여름마다 만성적인 건강 피해를 경험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장기적으로 해치는 일이 될 것이다.

6.18 누진제 개편안이 놓친 중대한 정책 핵심은 바로 그런 에너지 취약계층이 입는 환경보건 피해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전기요금에 이런 비용을 계상하는 '진짜 에너지 가격체계'를 세우는 것이다. 6.18 누진제 개편안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 정책 재수정이 필요하다.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에너지 취약계층은 누진제 완화가 아니라 종합적 복지정책으로 돕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을 재촉하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보는 사회적 약자,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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